좋은 글135 한국인의 마음에 새겨진 문장들 / 권기태 한국인의 마음에 새겨진 문장들 나는 올겨울 어느 날 '우리나라 사람이면 대부분이 알 만한 문장 다섯 가지를 고른다면?’ 하고 생각해 보았다. 애창곡처럼 '한국인의 마음에 새겨진 문장'이라고 이름 지을 것들을 말이다. 그런 문장들은 시기별로 달라진다. 광복 후의 '광복가'나 전쟁 중의 '전우야 잘 자라' 같은 노래 가사는 그 시절 누구나 불렀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의 마음에 새겨진 문장' 첫 번째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인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애송시를 꼽으라면 1위는 언제나 윤동주의 '서시'인데, 그 첫 문장이다. 왜 이 문장이 우리의 가슴에 그토록 메아리칠까? 그것은 겨레의 아픔과 함께한 윤동주.. 2025. 1. 23. 친구(오카모도 겐 판사 일화) 친구(오카모도 겐 판사 일화) 일본의 오사카 고등법원 형사부 총괄 판사였던 오카모도 겐 판사는 36년 동안이나 재직했던 판사직에서 조기 퇴임했다는 뉴스가 일본 전국에 보도된 바있다. 주로 큰 사건들을 맡아 처리해 오던 유명한 판사였던 그가 정년 퇴임까지 5년이 더 남았는데도 판사직을 그만두자, 사람들은 추측하기를 변호사 개업을 해서 더 큰 돈을 벌려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예상과 달리 의외의 전혀 엉뚱한 길을 찾아갔다. 바로 그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있는 요리학원을 찾아 수강 등록을 하였다. 그는 요리사 자격증을 따서 음식점을 내겠다는 각오로 60이 다 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원을 다녔다. 그는 손자뻘 되는 젊은이들과 어울려 식칼을 유연(柔軟)하게 쓰는 법과 맛 있.. 2025. 1. 21. 읽을수록 여운이 남는 글 읽을수록 여운이 남는 글 *** 깡통 빈 깡통은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속이 가득 찬 깡통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리 나는 깡통은 속 에 무엇이 조금 들어 있는 깡통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많이 아는 사람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무엇을 조금 아는 사람이 항상 시끄럽게 말을 한다. *** 거울 때 낀 거울 닦고 나니 기분 좋네. 한번 닦으니 자꾸 닦고 싶네. 말갛던 거울, 때가 끼니 보기 싫네. 한번 보기 싫으니 자꾸 보기 싫네. 한번 마음먹는 것이 참 중요하네. 한번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이 좋아지고 싫어지네. *** 거울과 반성 이 세상에 거울이 없다면 모두 자기 얼굴이 잘났다고 생각하겠지. 어떤 얼굴이 나보다 예쁘고 어떤 얼굴이 나보다 미운지 모르겠지.. 2025. 1. 18. 올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올해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짧은 글 당선작 1. 가슴이 뛰어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 2. 전구 다 쓸 때 만큼도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병원에서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은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없다고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아 헤맨 걸음.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산다... 2025. 1. 15. 뒤돌아보니 모두가 감사입니다 뒤돌아보니 모두가 감사입니다 옛날에 호랑이 한 마리가 먹이를 찾다가 깊은 웅덩이에 빠져 소리를 지르며 울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불쌍히 여겨 살려 주었습니다. 웅덩이에서 나온 호랑이가 입맛을 쩍쩍 다시더니 배고파 견딜 수 없다며 사람을 잡아먹겠다는 것입니다. 기가 막힌 사람은 너를 살려준 나를 잡아먹겠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설득했지만, 호랑이는 그건 지나간 일이고 지금은 너를 잡아 먹어야 되겠다며 덤벼들었습니다. 다급해진 사람은 그러면 물어보고 결정하자며 나무를 찾아갔습니다. 전후 사정을 다 듣고 난 나무는 잡아먹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들이란 걸핏하면 나무를 찍고 자르고 불에 던지곤 했는데 나라고 사람 편을 들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소를 .. 2025. 1. 13. 커피 이야기 커피 이야기 지구촌 제1 음료인 커피는 언제, 어디서, 누가 발견했을까? 여기에는 많은 설들이 있으나 최초의 커피 발견자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 아비시니아 지방에 살았던 목동 '칼디(Kaldi)’ 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달리 성실하였던 '칼디'는 염소를 보살피는 일에는 누구도 따를 자가 없었다. 염소들의 습관이며 즐겨먹는 목초 등을 세심하게 관찰해 보살펴주어서 칼디의 염소들은 건강하고 성장속도도 빨랐다. 목동으로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칼디는 이상하게 생긴 붉은 열매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목격하였다. 칼디는 그 열매가 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염소들이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은 모두 힘이나서 활동적으로 되고 흥분.. 2025. 1. 13. 홍계관과 아차고개 홍계관과 아차고개 조선 제 13대 명종 시절 홍계관이란 점쟁이가 있었는데, 그의 점궤는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다고 하여 신점으로 불리었다. 홍계관의 집은 조선 팔도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붐볐는데 그중엔 신분을 감추고 몰래 찾아오는 관리나 조정의 대신들도 있었다. 어느 날 점을 보겠다며 찾아온 장정들이 그를 에워싸더니, 목에 칼을 들이대고 조용히 뒷문으로 나갑시다.하였고 뒤뜰에 대기해 둔 가마에 홍계관을 태운 괴한들은 빠른 속도로 이동한 얼마 후 궁궐을 방불케 하는 대저택의 소슬 대문안으로 들어선 괴한들은 호화로운 가구들과 장식품들로 둘러싸인 방으로 안내를 하였다."자넨 내가 누군지 짐작하고 있을 터이지?"병풍 앞에 앉은 중년의 여인이 요염한 미소를 흘리며 홍계관을 내려다보았다."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2024. 11. 26. 커피 인문학 커피 인문학 “맛있는 커피는 천 번의 키스보다 멋지고 무스카텔 포도주보다 더 달콤하다. 커피가 없으면 나를 기쁘게 할 수 없다."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1685~1750) 인류는 커피를 사랑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삶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난해서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8.5조원에 이르며, 매년 1인당 353잔의 커피를 마셔, 세계평균 130잔의 2.7배이다. 커피는 한국형 카페 문화로 생성하여 스터디 카페, 애견 카페, 북 카페, 카공족(카페에서 공부)등 신종 업종이 생겼다. 커피마니아 예술가도 많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커피 칸타타’라는 오페라 곡을 작곡했고, 베토벤은 아침 식사.. 2024. 11. 20. 못과 망치의 아버지 교훈 못과 망치의 아버지 교훈 걸핏하면 성질을 부리는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못이 담긴 상자와 망치를 건네주시면서 말씀하셨다. “화를 낼때마다 울타리에 못을 하나씩 박아라.” 첫날 37개의 못을 박았다. 이후에도 많은 못을 박으면서 분노를 자제하는 법을 익혀갔다. 그렇게 점차 못을 박는 것보다 화를 참는것이 더 쉽다는 걸 깨달았다. 못의 숫자가 점차 줄어들었다. 마침내 하루에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는 날이 왔다. 아버지께 달려가 말씀드렸다. 아버지께서도 함께 기뻐해 주셨다. 그러시면서 “앞으로는 화룰 참을 때마다 못을 하나씩 뽑아보라”고하셨다. 얼마 후 울타리에 박혀 있던 못들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뛸 듯이 기뻤다. 아버지께서도 축하해주시며 “자랑스러운 내 아들”이라고 칭찬해주시며 .. 2024. 9. 14.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