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의 길이 아닌 자유의 길로
인류의 번영은 자유의 확대와 함께 했다. 인류가 이전보다 근자에 잘사는 것은 자유가 더 확대된 덕분이다. 그러나 인류 번영의 원천이 자유에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참으로 한탄스러운 것은 어느 교육 과정에서도, 심지어 대학에서도, 자유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문자 그대로 부덕의 소치로 독학을 통해 50대에 들어서서야 자유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철이 좀 들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역사적 사실’과 ‘하나의 관찰’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는데, 그 사실과 그 관찰이 자유와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고는 놀라고 희열을 느꼈다.
먼저 ‘하나의 역사적 사실’은 김일성의 남침에 미국 정부가 즉각적으로 참전을 결정하고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사실이다. 미군이 미국을 위해 한반도에서 싸웠다는 정도로만 인식했지, 한국전을 자유 파괴세력 공산주의자들에 대항해 자유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전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미군은 1950년 7월 1일 한국에 첫발을 디딘 이후 3년 1개월간의 한국전에서 전사자 5만4246명, 실종자 8177명, 포로 7140명, 부상자 10만3284명 등 17만2800여 명이 희생되었다. 미국 장군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하여 그 중에 35명이 전사했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졸업과 더불어 임관된 신임 소위 365명 중 110명이 한국전에 참전했고, 그 중 41명이 전사했다. 무엇을 위해 미국의 귀한 젊은이들이 이렇게 큰 희생을 하였는가?
미국인과 한국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군이 목숨 바쳐 싸웠다. 미군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고, 한국인은 오늘과 같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김일성 3대 체제 하에서 노예로 살고 있을 것이다.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관 바닥에 새겨진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란 글귀는 미국인들이 자유를 얼마나 귀히 여기는지를 상징한다.
둘째로 ‘하나의 관찰’은 세계 최고의 교육열로 교육받은 참으로 똑똑한 우리 국민들이 정부에 대하여 갖는 자가당착(自家撞着)적 인식과 행동이다. 지식인들조차 ‘큰 정부’와 정부 규제가 자유의 길(road to liberty)을 버리고 노예의 길(road to serfdom)로 가는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평상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력과 비능률을 크게 한탄한다.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그 국민이 그 정부에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청한다. 문제투성이인 정부더러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참으로 자가당착이 아닌가?
정부더러 모든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일만 생기면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많은 핑계로 정부가 개인과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다. ‘재정 팽창’과 ‘행정 규제’를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지, 재정 팽창과 행정 규제가 자유를 제한하고 노예의 길로 가는 것임을 지도자도 국민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모두 ‘자유’가 들어있다. 문재인 정권이 역사상 저지른 가장 큰 죄는 자유의 길을 버리고 노예의 길로 대한민국을 이끈 것이다. 자유를 통상 이념과 연관 지어 생각하나, 자유는 결코 이념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것이다.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주장에서 보듯이 자유는 모든 사람에게 천부(天賦)의 권리로 생명만큼 소중하다. 우리의 민주화의 긴 여정도 결국 자유의 증대를 위한 국민적 노력이 아니었던가?
‘큰 정부’가 예산의 낭비를 초래하고,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논리가 통상적으로 큰 정부에 대한 반대 논리였다. 이렇게 다 알고 있는 큰 정부 반대 논리보다 큰 정부가 작은 정부에 비해 자유를 상대적으로 크게 제한하고 그 결과 국민을 노예의 길로 인도한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자유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고 국가 번영의 원천이다. 자유를 지키고 향유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각자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야한다. 자신의 삶을 정부에 의존하는 것은 자신을 노예화하는 길임을 명심하자.
글 / 대한경제신문 칼럼 / 최광 前 보건복지부 장관
Jon Batiste -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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