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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글

진중권 - 나는 등신이로소이다?

by bluegull 2021. 10. 7.

    나는 등신이로소이다? 유동규는 성남시장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를 도운 측근 중의 측근 심복 '지지선언' 해 준 덕에 고작 건설사 운전기사 경력 2개월 가지고 무려 차관급인 경기도 관광공사 사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 이게 이재명의 권력 없이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한 마디로 자신의 공익에 복무해야 할 자리를 자신의 정치적 사욕을 위해 사사로이 나눠준 것입니다. 그 자리에는 황교익을 앉히려고 했지요? 이익의 사유화, 비용의 사회화, 전형적인 이재명 코드죠. 이번만이 아니라 매사가 그런 식입니다. 대장동 사업이 무엇입니까? 자신이 "단군 이래의 최대의 공익환수 사업"이라 자화자찬했던 사업이 아닙니까? 이제 와서 실은 그 위대한 치적이 유동규의 작업이었다고? 그렇다면 이제라도 대선후보 자리를 그냥 유동규한테 넘겨 주세요. 왜 남의 공과 치적을 가로챕니까? 제 입으로 그 사업은 자신이 "설계" 했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나는 몰랐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재명은 평소 보도블록 100만원 짜리 사업도 자신이 직접 결재한다고 자랑하더니, 그렇게 꼼꼼하신 분이 밑에서 무려 1조짜리 초대형 사기를 치는데 '나는 아무 것도 몰랐다'? 사업계획서에 '매몰비용 보전'이라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그것만 봐도 이 사업에 토건족이 끼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지요. 그런데 그걸 몰랐다? 예, 그 말이 맞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이 경우 그 말은 자신이 등신 중의 상등신 이었다고 고백하는것 밖에 안됩니다. 결국 밑에서 1조원 짜리 사기 계획을 짰는데 시장이라는 이가 아무 것도 모른 채 사실상 시민들이 위임한 공적 권한으로 토건족의 민원을 해결해 주었다는 얘기? 그러고도 자기가 철저히 이용당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니, 얼마나 한심한 일입니까? 그뿐인가요. 이 호구짓을 하고도 외려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라 자화자찬하며, 그걸 "치적"이라고 그동안 전국 방방곡곡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니 토건족들이 속으로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그리고 속으로 얼마나 비웃었을까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그가 환수했다는 5,500억은 그냥 민간 개발을 해도 기부 채납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액수입니다 차라리 첨부터 민간 개발을 했다면, 원주민들은 땅값을 제대로 받을수 있었기에 성남시 이재명이가 주는 쥐꼬리만한 보상금 들고 전월세 가는 일은 없었겠지요. 또한 입주민들은 분양가 상한제의 혜택으로 집을 더 싸게 샀겠지요. 결국 원주민과 입주민에게 행여 불로소득이 돌아갈까? 그 피 같은 돈을 정의롭게 환수해서 고스란히 미리 짜고친 토건족의 주머니에 채워 넣은거죠. 그러고도 끝까지 잘했다고 합니다. 그게 다 "상을 받을 일"이랍니다. 그거라도 한 게 어디냐고 우깁니다. 유동규가 구속돼도 관리 책임만 지겠대요. "한전 직원이 잘못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냐" 라고 합니다. 자신과 유동규의 관계를 대통령과 한전 직원의 관계라는 겁니다. 아니 일개 한전 직원이 대통령이 최대의 치적이라 자랑하는 사업을 총지휘하는 경우도 있나요? “도지사가 직접 지휘하는 2만~3만 명의 직원이 부정행위를 하면 제가 관리를 잘못했으니 (후보에서) 사퇴하라는 건 지나치다" 라고 합니다. 유동규가 그저 2~3만 직원 중의 한 명인가요? 경기도 공무원들은 엄청 좋겠어요. 차관급이 무려 2~3만 명에 이르니... 앞으로도 몇 달 동안 이 개소리를 계속 들어야 합니다. 너무 피곤해요... 그냥 내가 잘못했다. 철저히 무능했다. 앞으로 잘하겠다. 그렇게 넘어가면 안 되나? ps. 더 역겨운 것은 진영논리에 빠져 이 비리를 옹호하는 시민단체와 어용교수 넘들.... 온갖 이권으로 복잡하게 얽힌 검은 커넥션이 진영 전체를 집어삼켜 버렸어요. 그러면서도 자기들이 '정의'의 사도, 서민의 친구, 공익의 수호자인양 떠들어대는 그 위선이 훨씬 더 가증스럽습니다. 글 / 진중권 페이스북
    Lesiem / Justit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