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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글

진중권 - 조국 시즌2가 될 듯

by bluegull 2021. 10. 5.

    조국 시즌2가 될 듯 거짓말 하는 것은 참을 수 있어요. 나도 경우에 따라서는 선의든 악의든 거짓말을 하곤 하니까.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이미 진실이 빤히 드러났는데도 끝까지 허위를 사실이라 박박 우기는 종자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조국이었지요. 당시 조국은 여권의 비공식적인 대권주자, 문재인의 후계자였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민주당이나 지지자들이 그와 더불어 함께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지는 않았을 겁니다. 친문의 입장에선 그가 유일한 '대안'이기에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던 거죠. 지금은 이재명이 조국이죠. 이미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이 됐으니, 이제 와서 포기할 수가 없는 일. 그러니 그가 빤한 거짓말들을 늘어놓더라도, 그것을 끝까지 사실이라 우기며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수밖에 없지요. 그것 밖에 대안이 없어요. 아직은 경선 중이라 이낙연을 지지하는 층에서 이재명에 대한 비판에 가담하고 있지만, 일단 대선 후보가 되면 그들 중 상당수가 이른바 '원팀'이 되어 이재명의 대국민사기극에 가담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조국 사태 시즌2의 막이 오르는 거죠. 가짜 표창장이 가짜로 인정되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그 말도 안 되는 개소리 들어주느라 국민들이 얼마나 피곤했습니까. 앞으로 몇 달 동안 그 괴로움을 다시 겪어야 합니다. 그러잖아도 거짓과 싸우느라 지쳤는데, 그 싸움을 또 해야 합니다. 독일 유학 중 동독 출신의 사람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나네요. 동독에 살면서 가장 괴로운 것이 뭐였냐고 물었더니, '매일 거짓말을 들어주는 게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서독이 더 잘 사는 거 빤히 아는데 동독이 더 잘산다는 프로퍼갠더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더군요. 비슷한 심정입니다. '단군 이래의 최대의 공익환수 사업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이다', '민관합동 개발 외에는 수가 없었다', '민간개발로는 회수하지 못했을 돈을 환수했다', '유동규는 내 측근이 아니다', '본질은 국힘 게이트다'... 등등등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미 사실로 반박된 거짓말을 끝없이 반복합니다. 아무리 사실과 논리로 반박을 해도 그들이 거짓말 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을 겁니다. 그 거짓말은 목숨과 밥줄이 걸린 거짓말이거든요. 정말 피곤합니다. 그렇다고 지쳐서 포기하면 안 됩니다. 그 거짓말로 지지자들은 설득할 수 있을 겁니다. 지지자들은 캠프에서 그런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해주기를 고대하거든요.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에게 중요한 것은 참이냐, 거짓이냐가 아니라 신앙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신앙의 파괴가 그들에게는 곧 세계의 종말이거든요. 다만, 이게 중도층이나 무당층에게 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이재명 캠프의 거짓말을 믿어 줘야 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러니 조국 사태 때처럼 세계가 두 쪽으로 나뉘게 될 겁니다. 대장동을 '치적'이라 믿는 이들과 '비리'라 생각하는 이들로.... 저 인간들, 정말 피곤합니다. 글 / 진중권 페이스북
    Lesiem / Justit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