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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글

러시아 우크라 침략, 다극화 정글로 가는 세계 질서

by bluegull 2022. 2. 26.

    러시아 우크라 침략, 다극화 정글로 가는 세계 질서 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 동·남·북부에서 동시다발적인 침공을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군 통제 센터에 미사일 공격을 했고 남부 항구도시에선 상륙 작전을 했다. 북부에서도 탱크와 장갑차가 국경을 넘었고 동부 도시에 대한 공격도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항복하라고 협박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애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위협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과거 소련에서 벗어난 여러 나라가 앞다퉈 미국과 손잡고 나토에 가입한 이유와 다르지 않다. 러시아의 침공은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핵으로 추진돼 무한정 지구 궤도를 돌아다니는 핵미사일, 극초음속 핵미사일, 미국 해안 도시들을 수장시킬 수 있는 핵 어뢰 등 가공할 무기들을 연이어 실전 배치하면서 자신들이 ‘세계 최강’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푸틴의 힘 과시가 계속되면 미국 등 나토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 신냉전이 몰고 올 파장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먼 남의 나라 일이라고만 할 수 없다. 당장 중국의 시진핑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에도 미국 등 국제사회는 경제제재 외엔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제재는 큰 효과가 없다. 시진핑이 대만을 공격해도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무력할 가능성이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 나라였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이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중국·러시아는 언제든 힘으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는 나라다. 우리는 그런 나라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을 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다음은 대만, 남중국해 등 아시아가 긴장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예사롭지 않다. 거기에 한반도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방을 강화하는 대신 국내 정치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1994년 러시아·미국·영국이 안보와 경제를 지원한다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한 장만 믿었다. 코미디언 출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 “평화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정글과도 같은 국제 정치에서 무슨 ‘조약’ ‘합의’ ‘선언’ 등은 휴지와 같고, 힘없는 ‘평화 호소’는 ‘나를 공격하라’는 것과 같다.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여당 대선 후보는 “우크라이나는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 이야기”라며 “그런데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을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인식과 같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 금융시장과 에너지 등 실물 경제에 충격이 오고 있다. 우리도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에 육박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곡물 가격이 오르면 기업 생산과 수출에 큰 타격이 올 수 있다. 코로나 확산에 글로벌 경제 회복세까지 차질을 빚으면 국민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글 /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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