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없이 살자
어느 절의 주지스님께서
마당 한가운데에
큰 원을 그려놓고는
동자승을 불러서
"내가 마을을 다녀왔을 때,
네가 이 원 안에 있으면
오늘 하루 종일 굶을 것이다.
하지만, 원 밖에 있으면
이 절에서 내쫓을 것이다."
그러고는 마을로 나가셨습니다.
동자승은 난감했습니다.
원 안에 있자니,
가뜩이나 배가 고픈데
하루 종일 굶어야 할 것이고,
원 밖에 있으면
절에서 내쫓김을 당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하루 종일 굶는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절을 나가야 할까요?
한 시간 뒤에 드디어 주지스님이
돌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이 동자승은
하루 종일 굶을 필요도 없었고,
절에서 내쫓김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선택을 했었던 것일까요?
동자승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글쎄, 마당 한구석에 놓인 빗자루를 가지고 와서는
스님이 그려 놓은 원을
쓱쓱 쓸어서 지워 버린 것입니다.
원이 없어졌으니
원 안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원 바깥에 머문 것도 아닌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원을 없애자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이러한 원을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물질이라는 원,
명예라는 원,
욕심이라는 원,
미움이라는 원,
그밖에 여러 가지 원으로 인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지요.
이 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그 원을 지우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원!
이 원을 과감하게 지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늘부터 우리도, 원 없이 삽시다.
바람부는 산사 / 정목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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