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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소리

바다의 로또 - 용연향(龍涎香, ambergris)

by bluegull 2022. 1. 2.

바다의 로또 - 용연향(龍涎香, ambergris)

 

극히 드물게 해변에 밀려오는, 돌처럼 생긴 냄새나는 검은 덩어리다. 그러나 이걸 알코올에 녹이면 물질이 추출되면서 향료로 변한다. 주 성분인 앰브레인은 원래 별 향기가 없는 물질이지만, 다른 향과 결합하면 향을 증가시켜주면서 향 성분을 오래가게 만든다. 이래 봬도 고대부터 현재까지도 최고급 향료로 취급되는 물질이다. 희귀성도 그렇고 향료로서의 가치도 있어 당연히 엄청 비싸므로 바다에서 나는 로또로 취급된다. 고대 중국의 황제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단독으로 나는 향은 암내에 가깝다고도 하는데, 그 자체로도 일종의 페로몬 향수 역할을 하는 듯.

용연향의 정체는 수컷 향유고래의 토사물로, 향유고래가 먹이인 대왕오징어의 소화되지 않은 부분을 담즙과 함께 밖으로 토해낸 것이다. 혹은 대장 속에 있다가 똥과 함께 배설되기도 한다[2]. 용연향은 오직 수컷 향유고래만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는 수컷이 번식기에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몸싸움 때문에 소화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그 토사물이 바닷속을 떠돌면서 햇빛을 받고 바닷속 화학 성분들이 섞이면서 단단하게 변해 해변으로 떠밀려 오는 것이다. 그래서 녹이지 않은 상태에선 토사물답게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때문에 자칫 못보고 지나가면 그냥 버릴 수도 있다. 호주에선 해변가를 산책하다가 한화로 약 7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용연향을 발견해 인생 대박난 케이스도 있다.

 

 


Careless Whisper of the 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