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남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사는
딕 호잇은 전신마비 아들을
휠체어에 태우고 평생을 달렸다.
40년간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
등에 1100회나 나갔고
미 대륙도 횡단했다.
“달릴 때는 장애를 전혀 못
느낀다”는 아들의 말 때문이었다.
그는 아들을 실은 고무배를
허리에 묶고 바다를 헤엄쳤고
특수 자전거에 아들을
태우고 페달을 밟았다.
그는 “아들은 내 심장이고
몸”이라고 했다.
호잇이 80세로 생을 마감하자
미국 사회가 ‘가장 위대한
아버지’가 떠났다고 애도했다.
동해에 사는 생선 뚝지는
암컷이 알을 낳고 떠나면
수컷이 40일 동안 알을 지킨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쉬지도 않고
지느러미를 흔들어 알에
산소를 불어넣는다.
새끼가 부화하면
수컷은 지쳐 죽는다.
가시고기 수컷도 가시를
세워 알을 보호한다.
새끼가 나오면 자기 몸을
먹이로 내어준다.
사람 못지않은 부성애다.
'자식은 원수’라고도 한다.
티베트의 환생 이론에 따르면
전생에 원수였던 연인이
자식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버릴 수도 없고,
무관심할 수도 없다.
‘안 보겠다’고 백 번을
결심해도 자식이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것이 부모다.
그래서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참고 삭일 수밖에
없는 게 부모다.
노인 학대 사건의 제1 가해자가
아들이라고 한다.
그래도 부모는 어쩔 수 없다.
상속에 눈이 뒤집힌
아들의 칼을 맞은 어머니가
아들이 살인범으로 붙잡힐까 봐
증거를 삼키고 숨지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아들의 도박에 대해
“대통령 부인은 공적 존재지만
성년인 아들은 남”이라고 했다.
‘부부는 헤어지면 남’이라지만
‘아들이 남’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
‘아들 문제는 나와
상관없다’고 선을
그으려는 것처럼 들린다.
역대 대통령들은 거의 예외 없이
아들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은 줄줄이 구속됐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도 검찰·특검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그 일로
목숨까지 끊었다.
그래도 ‘아들은 남’이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의 비리가 드러나자
“측근이 아니다”라고 했다.
성남공사 간부인 김문기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누구라도 걸림돌이 되면
‘손절’할 수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자신이 한 말도
문제가 되면 ‘손절’한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아들을
남이라고 할 줄은 몰랐다.
글 / 조선일보 칼럼 / 배성규 논설위원
Evanthia Reboutsika / 그리스 영화 Babam Ve Oglum (My Father And My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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